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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의 계절…먹거리·커뮤니티 축제 풍성

콜럼버스 데이 연휴를 맞아 남가주 곳곳에서 다양한 먹거리, 신나는 볼거리 이벤트가 펼쳐진다. 가족과 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주요 행사들을 소개한다. ▶626 나이트 마켓 푸짐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가득한 야시장 ‘626 나이트마켓’이 오늘(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코스타메사 OC페어&이벤트센터(88 Fair Dr.)에서 개최된다.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올해 마지막 야시장이 한번 더 열린다. 200여 업체가 참가하는 이번 행사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베트남 전통 야시장에서 맛볼 수 있는 이색 요리와 음료를 맛볼 수 있으며 흥미진진한 게임도 즐길 수 있다. 행사장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로컬 밴드 등 뮤지션들이 라이브 공연에 나서며 아티스트들의 즉석 시연과 함께 예술작품, 공예품,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도 전시 판매된다. 운영시간은 금, 토요일은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일요일은 오후 4시부터 11시까지며 입장료는 하루당 5.90달러, 3세 이하는 무료다. 주차비는 10달러며 참가업체 대부분이 현금만 받기 때문에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현장에 ATM도 마련돼 있다. 추가 정보는 웹사이트(626nightmarket.com/tickets-oc)에서 구할 수 있다. ▶LA 레스토랑 위크 LA카운티에 위치한 유명 레스토랑 120여곳의 다양한 메뉴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음식 축제인 다인(Dine) LA 레스토랑 위크가 오는 15일까지 진행된다. 정해진 가격대에 따라 점심,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이번 행사에서는 스테이크를 비롯해 바비큐, 스시, 시푸드, 중식, 이탈리안, 태국, 브라질, 햄버거, 피자, 타코 등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한국업체로는 명동 칼국수와 도쿄 함바그 등이 참여한다. 각 레스토랑은 행사 기간 중 특별 세트 요리를 15, 25, 35, 45, 55, 65달러 이상 등 6가지 가격에 각각 제공하며 음료 및 세금, 봉사료는 별도다. 투고 메뉴도 가능하며 웹사이트(discoverlosangeles.com/dinela)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어바인 지구촌 축제 OC지역을 대표하는 다문화 축제인 ‘어바인 글로벌 빌리지 페스티벌’이 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시 승격 50주년을 맞은 어바인시 그레이트파크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이번 행사에는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를 포함해 북미, 남미,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지구촌 각국 커뮤티니에서 100여팀의 뮤지션, 무용단, 무술시범단 등이 참가해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어바인세종학당, 한인학부모회에서도 한국 문화 체험 및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 빌리지도 마련돼 게임, 놀이 등 각종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으며 미니 동물원도 들어선다. 다수의 로컬 음식점과 각 커뮤니티 단체가 선보이는 다양한 요리와 디저트, 음료 등도 맛볼 수 있다. 어바인시는 50주년 및 축제 20주년을 기념해 올해 행사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무료 주차 등 추가 정보는 (irvinefestival.org)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엘비스 페스티벌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오는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든그로브 히스토릭 메인 스트리트(12911 Main St.)에서 엘비스 페스티벌이 펼쳐지는 것. 올해로 21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엘비스 주연 뮤지컬 영화 ‘습관의 변화(Change of Habit)’를 테마로 진행된다. 이번 테마는 엘비스 사망일인 8월 16일을 전후로 매년 개최됐었던 행사를 코로나 사태로 10월에 개최하게 됐다는 의미에서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주 유일의 엘비스 추모 행사에서는 외모부터 목소리까지 비슷한 엘비스 헌정 뮤지션들이 출연해 엘비스의 히트곡들을 라이브로 선사한다. 로컬 밴드들도 참가해 엘비스를 추모하며 팬클럽들이 엘비스 관련 사진, 영상, 기념품 등을 전시, 판매한다. 또한 엘비스가 즐겨 탔던 캐딜락 차량이 전시되는 ‘킹 오브 캐딜락 카쇼’도 펼쳐진다. 무료 행사지만 메인 무대의 지정석을 원할 경우에는 위치에 따라 25달러 또는 35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추가 정보는 페이스북(facebook.com/ElvisFestival)에서 찾을 수 있다. ▶기타 커뮤니티 행사 사이프리스 커뮤티니 페스티벌(cypressfestival.com)이 오늘(8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9일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오크놀파크(5700 Orange Ave.)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이번 행사에서는 로컬 밴드 및 무용단의 라이브 공연을 비롯해 칠리, 살사 경연대회, 클래식 및 머슬카 자동차쇼 등이 펼쳐진다.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 존과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음식 부스가 마련된다. 플라센티아 헤리티지 페스티벌(facebook.com/PlacentiaCA)이 내일(9일) 오전 10시부터 트라이시티파크(2301 N. Kraemer Blvd.)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56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서는 행사장 곳곳에 다양한 음식 부스와 푸드트럭이 설치되며 공예품 전시, 판매 및 비즈니스 엑스포도 함께 진행된다. 로컬 뮤지션들의 라이브 공연 및 클래식카, 튜닝카 등이 참가하는 제34회 연례 자동차 쇼도 즐길 수 있다. 박낙희 기자 park.naki@koreadaily.com

2021-10-07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느림의 미학… 알프스 ‘은빛’ 파노라마

스위스는 스위스 시계만큼이나 완벽함에 가까운 철도 시스템을 자랑한다. 열차가 통과하지 않는 지역이 거의 없을 정도로 철로가 촘촘하게 깔려 있다. 그중에서도 스위스에서 놓치면 서운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빙하 특급(Glacier Express) 열차다. 스위스 동부와 생모리츠, 마터호른을 연결하는 빙하 특급 열차는 은하수처럼 흘러내리는 빙하로 인해 ‘빙하 특급’이라 불린다. 빙하 특급 열차는 알프스를 그림엽서 보듯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시속 24마일로 달리는 것이 특징이다. 세상에서 제일 느긋하고 느린 특급열차다. 때로는 느린 것이 더 아름다운 법! 더욱이 이 열차는 발아래부터 천장까지가 전부 유리다. 투명한 창문 밖으로 만년설 덮인 알프스의 봉우리들과 초록 목초지, 호젓한 호수와 시원한 계곡이 끝없이 이어지고, 협곡 사이사이 총 291개의 다리와 91개의 터널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보고 또 봐도 감동적인 명작들이다. 특급이란 이름에 걸맞게 창밖 풍경은 숨 막히는 설국의 파노라마를 드러내며 그대로 달력 사진이자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된다. 마치 쫓기듯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에게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단 한 번의 기차여행은 인생 최고의 여행이 된다. 빙하 특급 열차는 세계의 명봉 마터호른이 수호신처럼 우뚝 솟은 체르마트로 여행자들을 옮겨 놓는다. 영화사 ‘파라마운트’ 사의 설산 로고와 스위스 허브 캔디인 ‘리콜라’도 바로 이 마터호른을 그린 것이다. 역시 스위스 하면 알프스다. 알프스에서 최고로 전망이 좋은 봉우리를 꼽으라면 마터호른보다도 쉴트호른(Schilthorn)을 고민 없이 선택하겠다. 쉴트호른은 007의 여섯 번째 영화인 ‘여왕 폐하 대작전(On Her Majesty Secret Service)’의 촬영지로 이름이 난 곳이다. 무엇보다도 쉴트호른의 매력은 해발 3000m에서 융프라우, 뮌히, 아이거 등 쟁쟁한 영봉들이 바로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다는 데 있다. 그뿐만 아니라 200개가 넘는 봉우리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며 알프스의 압도적인 풍광을 내보인다. 정상까지 힘겹게 오를 일도 없다. 쉴트호른은 초대형 케이블카를 운행하고 있어 약 30분이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또한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는 스카이라인 워크라는 이름의 전망대, 전망용 구조물인 스릴 워크(Thrill Walk)도 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정상에 위치하는 회전 레스토랑 피츠 글로리아(Piz Gloria)도 쉴트호른의 명물이다. 남산 N서울타워처럼 360도 회전하기 때문에 알프스의 풍경을 360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다. 본드 월드 007이란 전시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헬리콥터와 봅슬레이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쉴트호른 전망대에 착륙하거나 악당을 쫓아가며 총격전을 벌이는 등 액티비티도 체험할 수 있다. 이어지는 다음 칼럼에서는 알프스 호수의 도시 루체른, 알프스 여왕 마터호른, 온천마을 로이커바드,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사랑했던 휴양지 몽퇴르 등에 대해 소개하기로 한다.

2021-10-07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신화’가 깨어나는 땅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슈퍼리치들이 즐겨 찾은 여행지는 그리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탈리아와 프랑스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많은 슈퍼요트가 그리스에서 확인됐다. 그리스 천혜의 자연환경과 유적을 감안할 때 충분히 수긍이 간다. 관광지로서의 그리스는 세계 최고의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문호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는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에 이런 구절을 남기기도 했다. “죽기 전에 에게해를 여행할 행운을 누리는 사람에게 복이 있다”라고. 이 구절을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은 동화 같은 섬 산토리니다. 허니문 여행지로도 유명한 산토리니는 그리스 2000여 개 섬의 여왕 격이다. 산토리니의 중심인 피라 마을은 1200피트 해안절벽 위에 자리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옛사람들의 방식대로 이곳의 마스코트인 당나귀를 타고 오르는 것도 운치 있다. 마을로 올라가는 길에 펼쳐지는 해안선 풍경 그 자체가 움직이는 그림이다. 섬 북쪽 끝자락의 이아마을은 우리가 산토리니 하면 흔히 떠올리던 풍경을 펼쳐 보인다. 새파란 돔 지붕을 머리에 얹은 건축물, 아기자기한 교회, 하얀 담장 사이 언뜻언뜻 보이는 지중해 등 언제 찾아도 아름답지만, 특히 해 질 녘 풍경이 압권이다. 붉게 물드는 모습에 “이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와 이아마을이라 불린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산토리니만큼 멋진 메테오라는 그리스어로 ‘공중에 떠 있다’라는 뜻이다. 피니오스강 상류에 기둥 모양으로 우뚝 솟은 기암들이 즐비한데 그 정상에 트리니티 수도원이 아슬아슬하게 자리 잡고 있다. 유네스코는 이곳의 기묘한 자연경관과 경이로운 종교 건축물의 가치를 인정해 1888년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했고 영화 007시리즈 ‘포 유어 아이스 온리’와 ‘300’에 수도원이 등장하며 더욱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그리스 하면 역시 아테네다. 세계문화유산인 아테네의 유적들은 신화를 간직한 채 아크로폴리스 일대에 흩어져 있다. 가장 위대한 유산으로 칭송받는 파르테논은 아테나 여신을 기리는 신전이다. 기원전 432년, 당대 최고의 조각가 피디아스가 15년에 걸쳐 완성했다. 푸른 하늘을 지붕 삼아 46개의 기둥이 떠받드는 모양새로 세계문화유산 1호이자 유네스코의 엠블럼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델피는 가장 유명한 신탁의 장소로 숭배됐던 도시다. 델피 유적지는 태양신 아폴론에게 제를 올리고 신탁을 받던 곳이다. 웅장한 파르나소스 산을 바라보며 신성한 길을 따라 구불구불 올라가면 1987년 세계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린 아폴로 신전이다. 이외에도 세계의 배꼽 옴파로스와 델포이 박물관, 고대 신전, 원형극장, 카스탈리아샘, 그리고 세계 3대 운하 중 하나인 고린도 운하를 품은 고린도 등이 신화가 깨어나는 특별한 여행을 선사한다.

2021-09-30

청명한 가을 하늘 가르는 환상의 곡예비행

▶퍼시픽 에어쇼 남가주를 대표하는 에어쇼인 퍼시픽 에어쇼가 다시 돌아왔다. 지난 2019년 행사에 300만명이 넘게 관람하며 USA투데이의 베스트 에어쇼 톱5에 선정된 퍼시픽 에어쇼는 미 공군 선더버즈가 선정한 ‘올해의 민간 에어쇼’에도 두 번이나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오늘부터 3일까지 헌팅턴비치 일대에서 펼쳐지는 퍼시픽 에어쇼에는 창설 75주년을 맞아 새로운 F/A-18 수퍼 호넷으로 업그레이드된 미 해군 블루 에인절스를 비롯해 F-16 팰콘으로 구성된 선더버즈 미 공군 항공시범 비행단, 50주년을 맞은 캐나다군 스노버즈 비행시범단이 참가해 공기를 가르는 제트엔진의 굉음과 함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곡예비행을 선보인다. 또한 첫 여성 지휘관 크리스틴 BEO 울피 소령이 이끄는 미 공군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ACC F-35 라이트닝 2 시범비행단과 미 해병대의 수직이착륙 전투지원기 MV-22 오스프리 시범비행단 등이 참가한다. 미 공군의 역할과 중요성을 홍보하고 공군 베테랑의 공헌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97년 결성된 공군유산비행재단도 참가해 2차 세계 대전과 한국전에 활약했던 머스탱 등 프로펠러 구형 전투기들이 A-10, F-16, F-22, F-35 전투기들과 함께 시범 비행에 나선다. 민간 항공기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에어로바트 비행사 제프 보어분이 자신의 제트 쌍발 프로펠러기 야크 110을 몰고 곡예비행을 펼치며 리온항공박물관에서는 2차 대전에 투입됐던 B-25 미첼 폭격기로 참가한다. 항공곡예 8년 연속 미국 챔피언, 4차례 월드 프리스타일 챔피언 경력의 롭 홀랜드가 카본 파이버로 제작된 MXS-RH 프로펠러기를 몰고 참가하며 27세 나이에 미국 얼티메이트 곡예비행 챔피언에 오른 후 세계 곡예비행대회 미국대표로 3차례나 참가한 마이크 굴리안이 엑스트라 330SC 프로펠러기로 묘기를 펼친다. 30년 비행 경력의 그레고리 코리어가 롤스 로이스 엔진을 장착한 T-33기 ‘에이스 메이커’로 비행에 나서며 ‘하늘을 나는 안과 병원’으로 유명한 올비스 MD-11, 항공화물기 페덱스 767도 참가한다. 익스트림 스포츠로 유명한 레드불 항공팀에서도 2차례 레드불 비행경주 월드 챔피언을 차지한 커비 챔블리스가 아슬아슬한 곡예비행을, 아론 피처랄드가 헬리콥터로 360도 회전하는 묘기를 선보이며 레드불 스카이다이버들이 정교한 강하 시범도 펼친다. 프로펠러 쌍엽기로는 40년 경력의 마이크 위스커스가 자신의 오렌지색 루카스 오일 피츠 S-111B로 공중서 엔진 정지 후 회전하며 급강하하는 묘기를 선보이며 25세 나이에 60여종의 비행기로 3200시간 비행기록을 보유한 곡예비행계의 떠오르는 스타 새미 메이슨도 경주용 비행기로 동참한다. 이 밖에도 미 육군의 골든 나이트, 해군의 더 립 프로그 낙하산 시범단이 강하 시범을 펼친다. 에어쇼 시간은 3일간 매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며 티켓 가격은 관람 위치, 부대시설, 단체 등에 따라 1일권이 25달러부터 3950달러까지다. 비치 의자와 담요, 충분한 식수와 간식, 선글라스, 카메라, 망원경, 선블록로션, 귀마개 등을 가져가면 관람에 도움이 된다. 헌팅턴비치(21601 Pacific Coast Hwy) 곳곳에서도 무료로 볼 수 있으며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pacificairshow.com)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애프터버너 뮤직 페스티벌 에어쇼가 끝난 후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도록 퍼시픽 에어쇼가 올해 처음으로 마련한 애프터버너뮤직 페스티벌이 오늘과 내일 헌팅턴비치의 시티 비치에서 개최된다. 지난 2013년 이후 헌팅턴 시티 비치에서 열리는 최초의 라이브 음악 행사로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의 비치 불러바드 북쪽 특설 공연장에서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된다. 로큰롤 명예의 전당 보컬리스트이자 기타리스트, 작곡가인 새미 해거가 이끄는 ‘새미 해거 & 더 서클’이 음악 축제의 개막 공연에 나서며 엄프리스 매기, 90's 록쇼 등이 출연한다. 내일 무대는 빌보드 톱랭커이자 각종 수상 경력의 컨트리뮤지션 샘 헌트와 캐사디 폽, X엠베세이더스가 청중들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일반 티켓은 59~79달러며, 특별 라운지와 음식료 등이 포함된 VIP 티켓은 159~179달러다. 티켓 구매 및 추가 정보는 웹사이트(afterburnermusicfestival.com)를 방문하면 된다. 박낙희 기자 park.naki@koreadaily.com

2021-09-30

“팬데믹 끝나면 온 가족 함께 떠나요”…여행 버킷 리스트 추천

팬데믹 영향으로 가족 여행을 떠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팬데믹 이후 자녀들과의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까? USA투데이가 추천한 어린이 친화적이고 가족 중심의 액티비티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관광지를 소개한다. ■아테네 자녀가 판타지 소설 ‘퍼시 잭슨과 올림포스의 신’에 빠져 있다면 오리지널을 보여줄 수 있는 그리스로의 가족 여행이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 아테네에서 시작해 아크로폴리스, 파르테논 신전, 아테나 신전 등 유럽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를 둘러보자. 이외에도 AD132년에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건립한 하드리아누스 도서관을 비롯해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 포세이돈 신전, 오라클의 예언이 들릴 것 같은 델파이 등을 방문하면 고대 그리스의 환상과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추가 정보: visitgreece.gr ■몰디브 150여개 이상의 리조트가 여행객들을 맞이하는 몰디브는 최근 게스트하우스 프로그램이 도입돼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됐다. 주요 명소로는 인구의 3분의 1일 거주하는 수도 말레를 비롯해 다양한 자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최남단 아두 환초, 가장 많은 리조트가 몰려 있는 사우스 아리 환초,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바 환초 등이 있다. 가족 친화적인 리조트들이 여럿 있지만 지난해 8월 재개장한 에메랄드 몰디브 리조트&스파가 유명하다. 비취빛 전용 수영장, 정원, 야외 샤워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방 2개짜리 해변 빌라에서 활력을 되찾아주는 스파, 젊은이들을 위한 요가를 비롯해 가족 요리교실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면서 환상의 휴가를 보낼 수 있다. ▶추가 정보: visitmaldives.com ■레이캬비크 청정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는 아이슬란드의 수도인 레이캬비크는 대기가 맑은 항구도시로 유명하다. 5월 중순에서 8월 중순 사이에는 해가 거의 지지 않고 여름 시즌에도 기온이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아 액티비티를 즐기기 안성맞춤이다.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열 온천 중 하나인 블루 라군 스파는 평균 온도 화씨 102도의 온천수를 제공한다. 올해 개장한 지열 온천 스파 스카이 라군도 바다 수평선과 레이캬네스 화산을 동시에 볼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자녀들과 가볼 만 한 이색 명소로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핫도그점 베자린스 베즈투 필수르, 지구상에서 가장 맛있는 아이스크림인 너티 울프를 맛볼 수 있는 옴놈 초콜렛 아이스크림샵, 세계 최초의 실내 얼음 동굴과 가상 오로라 체험을 할 수 있는 혁신과학 박물관 펄란 등이 있다. ▶추가 정보: guidetoiceland.is ■파리 자녀들이 칼데콧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명작 그림책 ‘마들린느’ 시리즈를 즐겨보며 성장했거나 최근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미라클러스: 테일즈오브레이디버그 & 캣 누아르’에 꽂혀 있다면 파리 여행이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이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12마리의 고양이가 업소 내를 돌아다니는 카페 데 샤(Les Cafe des Chats)에서 점심을 즐겨보자. 대다수의 관광객이 루브르 박물관에서 뭔가 즐길 것을 찾지만, 박물관 구경을 과히 좋아하지 않는다면 엽서에서나 볼 수 있는 멋진 오후 풍경을 체험할 수 있는 룩셈부르크 정원(Jardindu Luxembourg)이 아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꼭 해봐야 하는 액티비티는 신선한 바게트나 누텔라 크레페를 손에 들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새로운 발견을 하는 것이다. ▶추가 정보: parisinfo.com ■뉴욕 미국 내 코로나 주요 진원지 중 하나였기 때문에 여행 목록에서 빠져 있을 수 있으나 브로드웨이 극장들이 재개장하고 콘서트가 이어지면서 관광객들이 다시 몰리고 있다. 자녀들이 뉴욕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무료 액티비티로는 유명 건축물 베셀이 있는 ‘허드슨 야드’, 맨해튼 서쪽 허드슨 리버 파크의 2.4에이커 규모의 인공섬 ‘리틀 아일랜드’, 유서 깊은 고가 철도 위에 지어진 이색 공원 ‘하이 라인’ 체험이다. 관광객들의 흔히 찾는 미드타운을 방문하더라도 이스트, 웨스트, 그리니치 등 각 지역에서 흥미로운 볼거리 등 항상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다. ▶추가 정보: nycgo.com 박낙희 기자 park.naki@koreadaily.com

2021-09-23

[여행 박사-스티브 조, 길따라 바람따라] 황금빛의 단풍 여행

얼마 전 레이크 타호 주변에 큰 산불이 났다. 다행히 시에라 네바다 산맥 뒤편 남쪽인 비숍까지는 영향이 없기에 비숍에서 단풍을 볼 수 있다. 단풍 하면 한국이나 미 동부의 붉은 단풍을 연상하는데 캘리포니아 단풍은 기후와 여러 영향에 노랗게 물든 단풍 지대가 많다. 그중에서 노란색 아스펜(Aspen, 은사시나무) 단풍 지역으로는 비숍이 최고다. 가을의 비숍 아스펜은 산과 호수 주변에 샛 노랑으로 물들어 있어 빨간 단풍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비숍이란 명칭은 이 지역에 첫 번째로 도착한 유럽인 중 사무엘 에어 비숍의 이름에서 따왔다. LA에서 북동쪽으로 264마일 떨어져 있으며 하루 코스도 가능하지만여유 있게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요세미티 동쪽과 데스 밸리의 서쪽 지역을 관통하는 계곡형 지역을 오웬스 밸리(흐르는 물의 장소)라고 한다. 비숍으로 가는 395번 도로는 전형적인 미 서부의 조그만 시골 마을을 지나기에 또 다른 미국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도로 오른쪽에는 끝없이 펼쳐지는 사막과 왼쪽에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 중 미국 본토에서 제일 높은 휘트니산(4418M)을 끼고 달리니 가는 길이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진다. 오웬스 밸리의 끝나는 북쪽 지점에 비숍이 위치하고 있다. 비숍에 도착하면 꼭 들리는 1938년에 오픈한 유명한 빵집(Erick Schat's Bakery)에서 건강식으로 구워낸 빵과 향기있는 커피로 피로감을 푼다. 비숍의 단풍 시기는 매년 기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9월 말에서10월 중순까지 환상의 단풍 관광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비숍의 395번 도로에서 168번을 따라 시에라 네바다 산맥으로 올라가면 사브리나 레이크, 노스 레이크, 사우스 레이크 등 3개의 큰 호수가 있는데 이곳을 오기 위해 힘들게 왔다. 온 만큼 충분히 보상 받을수 있는 절경이 펼쳐진다. 비숍에서 17마일 거리로 왼쪽의 사이스 포크와 분리되는데 직진하면 75명만 산다는 동화 속 산속 마을 같은아스펜달(Aspendell)에 도착한다. 마치 스위스 알프스산 어딘가에 온 느낌이다. 그 지점에서 노스 레이크 로드에서 오른쪽 높은 골짜기 노스레이크(9255피트)와 168번 끝나는 지점에 사브리나 레이크(9138피트)로 노란 단풍들과 청정 호수가 펼쳐진다. 노스 레이크는 고도 때문에초입지에 붉은 단풍이 있고 호수에 접하면 다량의 철분이 함유한 지형적인 영향으로 파란 호수와 노란 아스펜의 단풍색은 한폭의 그림이다. 송어 낚시를 하는 강태공들의 모습은 여유로운 삶의 천국을 느낀다 사브리나 레이크는 건강한 호위무사가 둘러싼 모습을 한 시에라 네바다의 준봉에 단풍이 제일 늦게 찾아오는 단풍나무 골짜기의 호수다. 사우스 레이크는 168번에서 사우스 레이크 로드로 빠지면서 도로 주변이 가을로 포장된 단풍이 시작된다. 사우스 포크의 아이콘 불리는 미스트 폴스에서 시작되며 캠프장이 주변에 있어 산속에서 아스펜 단풍과 호흡하면서 캠핑하며 야영하기 좋은 곳이다. 노란 단풍의 사시나무는 붉게 물드는 것이 아니고 초록 잎이 노랗게 붉은 갈색으로 변하여 낙엽이 진다. 사시나무는 활엽의 큰 키 나무로 껍질이 하얗다고 백양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른 나무에 비해 잎자루가 길어 미세한 움직임에도 잎이 크게 떨리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몸을 몹시 떠는 것을 “사시나무 떨 듯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산명나무(산이 울리는 나무)라고 부른다. 나무의 목재가 부드럽고 끈적거리지 않아나무젓가락, 성냥개비, 이쑤시개 재료로 많이 쓴다. 시에라 네바다 산들을 보면 존 덴버의 옛 음악이 생각나고 바들바들 떠는 사시나무를 보면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도 떠오를 것이다.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단풍 사이의 가을 호수로 달려보면 코로나도 잊게 된다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비숍은 마치 천국 같은 곳이다. 주변에 아스펜의 노란 나무 잎사귀들은 파르르 떨고 있다. 팬데믹에 지쳐 있는 우리가 충분히 위로받을 수 있는 비숍으로 가을 단풍을 떠나자. <삼호 관광 전무>

2021-09-23

입구부터 놀이기구까지 핼로윈 테마 변신

애너하임의 테마파크 디즈니랜드가 핼로윈 시즌을 맞아 내달 31일까지 ‘핼로윈 타임’ 특별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주 디즈니랜드에 이어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에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를 소개한다. ▶플라자 데 라 파밀리아 공원 속 작은 테마 공간으로 마련된 플라자 데 라 파밀리아는 가족 간의 유대와 사랑,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리는 ‘망자의 날(Dia de Muertos)’을 소재로 한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코코(COCO)’를 테마로 꾸며졌다. 메인 이벤트인 ‘뮤지컬 셀러브레이션 오브 코코’는 가수 겸 이야기꾼인 마테오가 이끄는 전통 민속 무용단과 뮤지션으로 구성된 극단이 출연해 ‘코코’의 일부 내용을 뮤지컬로 공연한다. 특히 멕시코 민속예술에서 영감을 얻어 수작업으로 조각된 주인공 미겔 인형이 출연해 그래미상을 수상한 마리아치 디바스의 연주에 맞춰 마테오와 함께 ‘코코’의 주제곡인 ‘Remember Me’ ‘Un Poco Loco’를 선사한다. 인형의 움직임이 마치 살아있는 듯 해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고 있다. 플라자 데 라파밀라이 입구 광장에서 하루 수차례 공연된다. 이 밖에도 멕시코 상징인 ‘트리 오브 라이프’를 비롯해 ‘기억의 벽’에서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모 메시지를 적어 장식할 수 있다. 공예코너로 방문객들은 ‘코코’에 나온 영혼의 인도자인 페피타 또는 단테의 종이 마스크를 직접 컬러링해 만들어 볼 수도 있다. 파라다이스 가든 소무대에서는 마리아치 디바스와 마리아치 에스펙타큘라 등 뮤지션들이 신나는 라이브 콘서트를 펼친다. 파라다이스 가든 그릴에서는 멕시코 전통 메뉴인 타말레, 폴로 베르데부리토, 칠레 라임 소금과샤모이를 곁들인 과일 샐러드, 계피 추로 맛 무스가 담긴 코코 케이크 등을 맛볼 수 있다. 핼로윈 테마의 다양한 기념품도 전시, 판매된다. ▶카스랜드 하울-오-윈 인기 애니메이션 ‘카스’의 라디에이터 스프링스 마을을 그대로 재현해 낸 카스랜드 곳곳에도 핼로윈 장식을 발견할 수 있다. 스푸키하게 변신한 카스랜드 입구에서 기념사진 촬영은 필수다. 메이터, 라이트닝 맥킨, 크루즈, 레드는 마을을 ‘라이에이터 스크림스’로 탈바꿈시켰다. 각 캐릭터들도 ‘트렁크 오어 트릿’ 핼로윈 복장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하며 메이터의 ‘정크 야드 잼보리’는 메이터의 ‘그레이브 야드 잼부리’로, 루이지의 ‘록킨 로스터스’는 루이지의 ‘홍킨 하울-오-윈’으로 장식된다.‘하우스 오브 바디 아트’에선 망자의 날을 기념하며 추모하는 카스 캐릭터 라몬을 발견할 수 있다, 라몬은 멕시코 전통 제단 오렌다 장식 앞에서 세상을 떠난 허드슨 박사를 기린다. 핼로윈 분위기 속에서 인기 놀이기구인 ‘래디에이터 스프링스 레이서스’를 즐길 수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입장객 제한으로 인해 예전에는 2시간이 넘기도 했던 놀이기구 탑승 대기 시간이 대부분 20~40분으로 단축됐다.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마블 코믹스를 영화화한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를 테마로 제작된 인기 놀이기구로 극 중 캐릭터 로켓과 함께 그룻을 구하기 위한 다이내믹한 여정을 떠나게 된다. 핼로윈을 맞아 날이 저물면 ‘몬스터 애프터 다크’ 테마로 변신한다. ▶디즈니 핼로윈 파티 핼로윈 복장을 한 방문객들이 디즈니 캐릭터들과 함께 어우러져 신나는 핼로윈 파티를 즐길 수 있다. 미키, 미니 등 인기 캐릭터들이 출연하는 가장무도회 퍼레이드를 비롯해 미키의 트릭 & 트릿 라이브쇼, 우기 부기, 말레피션트 등이 곳곳에서 핼로윈 캔디를 나눠주는 트릭 오어 트릿 트레일 등이 마련된다. 별도 티켓 구매가 필요하고 특정일에만 진행되기 때문에 웹사이트를 통해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스펠 바인딩 데코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밴처 입구에서부터 호박 유령과 박쥐 등이 방문객들을 핼로윈 타임으로 안내한다. 부에나 비스타 스트리트를 따라가다 보면 잭 오 랜턴을 손에 든 머리 없는 흑기사 동상이 나타나는 것을 비롯해 박쥐들이 날아 오르는 캐사이 서클 레스토랑을 볼 수 있다. 박낙희 기자 park.naki@koreadaily.com

2021-09-16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피라미드·골프 “멕시코에 다~ 있다”

터키의 파묵칼레를 연상시키는 톨란통고와 함께 소개하고 싶은 멕시코의 또 다른 관광지는 테오티와칸(Teotihuacan)이다. 테오티와칸은 해발 7500피트 멕시코 고원에 위치한 고대 도시로 멕시코시티에서 북동쪽으로 한 시간 정도 달리면 그 모습을 드러낸다. 테오티와칸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인 마야문명의 치첸이차와 쌍벽을 이루는 테오티와칸은 기원전 2세기경부터 건설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기 600년경부터 붕괴되기 시작해 폐허가 된 이 도시는 수백 년간 고요히 잠들어 있다가 13세기경 아스텍 사람들에 의해 발견돼 ‘신들의 도시’를 의미하는 테오티와칸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흔히 피라미드 하면 으레 이집트를 떠올리는데 테오티와칸의 피라미드를 보면 그 규모에 놀라는 이가 많다. 이집트 태양의 신전보다 규모는 작지만 높은 곳에 위치해 정상 높이는 오히려 더 높다. 테오티와칸에서는 어느 입구로 들어서든 태양의 피라미드와 달의 피라미드를 만나게 되고 그사이를 가로지르는 ‘죽은 자의 길’을 걷게 된다. 태양의 피라미드는 지난 1908년 복원됐으며 높이 약 230피트, 250개의 계단으로 구성됐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 돌을 쌓아 올린 이집트 피라미드와 달리 벽돌과 흙, 자갈이 골고루 이용됐다. 모양과 크기가 각기 다른 돌들을 회반죽으로 접착했는데 연간 1만여 명이 동원되어 20년간 피라미드를 쌓았을 거라 추측한다. 정상에 오르면 테오티와칸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니 다리가 좀 아파도 계단을 오를 가치가 충분하다. 특히 야간개장을 할 때는 피라미드에 조명 장치를 설치해 더욱 아름답고 웅장한 장관을 연출한다. 태양의 피라미드를 비롯해 커다란 종교 의례를 행했던 달의 피라미드도 있다. 달의 피라미드 앞에는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제단이 있는데 테오티와칸 사람들은 세계가 지속되기 위해 그곳에 인간의 심장과 피를 바쳐야 한다고 믿었다고 한다. 또한 테오티와칸 인근에는 골프 애호가들을 설레게 할 골프장도 여럿 있다. 아마날리 컨트리 클럽(Amanali Country Club)은 산속 깊은 곳에 있는 현대적인 분위기의 골프장이다. 전 세계 150개 이상의 유명 골프장을 디자인한 슈미트 컬리(Schmidt-Curley)가 설계한 18홀 골프 코스는 호수 등의 주변 지형과 근사한 조화를 이룬다. 주변 고급 주택들이 모두 호수를 내려다보고 있어 이곳에서의 안락한 노후생활을 꿈꾸는 이도 많다. 아마날리와 함께 상급 골프코스로 손꼽히는 코랄 골프 리조트(Club de Golf Coral Golf Resort)는 높은 계곡과 화산, 숲이 매혹적인 세로 데 몬테주마의 완만한 경사면을 따라 조성됐다. 색다른 골프 여행을 꿈꿔왔다면 터키의 파묵칼레를 연상시키는 톨란통고 온천, 지구에서 세 번째로 큰 피라미드, 그리고 수준급 골프장들이 즐비한 멕시코에 주목해도 좋다.

2021-09-16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호쾌한 샷 날리고 온천 ‘신선놀음’

한인들에게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 세계인들에게 꿈의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이 있다. 바로 멕시코 톨란통고(Tonlantongo)다. 톨란통고는 ‘골프’와 ‘여행’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특별한 여행지다. 톨란통고로 향하는 길에 우선 ‘세계 3대 성모 발현지’인 과달루페 성당(Basilica of Guadalupe)부터 방문해보자. 뱀을 물리친 여인이란 뜻의 과달루페 성당은 멕시코의 수도이자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인 멕시코시티 북쪽에 위치한다. 1531년 성모 마리아가 농부 후안 디에고 앞에 발현한 것을 기념하여 지어졌다. 1976년 새로운 대성당이 완공되었으며, 해마다 성모 발현일인 12월 12일에는 전 세계에서 신자들이 모인다. 바티칸 다음으로 가톨릭 신자들이 많이 찾는 순례지다. 골프장은 과달루페 호수 주변에 위치한 마데이라스 컨트리 클럽(Madeiras Country Club)이 있다. 멕시코와 메트로폴리탄 지역 계곡에서 최고의 골프코스 중 하나로 손꼽히는 마데이라스에서의 18홀 라운딩에 나설 수 있다. 평일에는 황제 골프를 즐길 확률이 높으며 코스 레이아웃 또한 수준급이다. 그리고 멕시코시티 시내에서 차로 약 3~4시간 거리에 위치한 톨란통고로 이동한다. 톨란통고 하면 온천이 유명하다. 숨 막히는 절경이 한눈에 들어와 ‘인생샷’ 성지로 유명한 멕시코의 대표적인 동굴 온천이다. 터키의 파묵칼레(Pamukkale)와 함께 전 세계에 단 두 곳만 존재하는 석회수 온천이다. 벼랑 끝에 위치한 톨란통고 온천은 활동 중인 화산에 의해 자연적으로 가열되는 지하수가 스며들어 계곡을 이뤘다. 자연 미네랄이 풍부한 천연 터키색 물이 두 눈을 즐겁게 한다. 여러모로 파묵칼레를 연상시키는데 터키까지 가지 않아도 이렇게 호사스러운 온천욕을 즐길 수 있으니 더욱 좋다. 특히, 톨란통고는 천연 온탕이 계단처럼 층층이 위치해 몸을 푹 담그고 가만히 주위를 바라보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주변에는 웅장한 폭포부터 동굴, 맑은 온천강이 흘러 진짜 신선이라도 된 기분에 젖어든다. 신기하게도 탕의 위치에 따라 물의 온도가 조금씩 다른데 위로 올라갈수록 물이 따뜻하다고 한다. 몸에 딱 맞는 온도를 찾아 몸을 푹 담그면 뼈마디가 스르르 녹아내리는 듯하다. 라운딩으로 긴장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줬다면 다시 골프 투어를 재개할 준비를 마친 것이다. 다음 칼럼에서 아마날리 컨트리 클럽(Amanali Country Club)과 코랄 골프 리조트(Coral Golf Resort)에서의 라운딩과 테오티와칸 피라미드 관광으로 이어지는 멕시코 골프투어에 대해 소개하기로 하겠다. [US아주투어 대표]

2021-09-09

공포·환상의 시즌이 돌아왔다…디즈니 ‘핼로윈 타임’

‘꿈과 환상의 나라’ 디즈니랜드에 핼로윈 시즌이 팬데믹 이후 다시 찾아왔다.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와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가 지난 3일부터 내달 31일까지 핼로윈 타임(Halloween Time) 특별 시즌 이벤트를 진행한다. 디즈니 리조트가 미디어 프리뷰를 통해 공개한 두 곳의 테마파크에서 펼쳐지는 이색 볼거리와 다양한 먹거리 등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메인 스트리트 호박 페스티벌 디즈니랜드 정문 입구에서부터 대형 호박들로 조각된 디즈니 캐릭터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입장 시 티켓 체크인과 함께 얼굴 사진을 촬영해 티켓 정보에 입력되기 때문에 재입장 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메인 스트리트를 들어서면 성인 키의 두배에 달하는 초대형 미키 마우스 잭 오 랜턴 호박이 메인 스트리트 호박 페스티벌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대형 호박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면 핼로윈 기념으로 안성맞춤이다. 핼로윈 복장을 한 가족들을 비롯해 심지어 즉석 청혼을 하는 커플도 있어 방문객들의 축하 세례를 받기도 했다. 손으로 직접 깎아 만든 300여개의 크고 작은 호박들이 메인 스트리트를 따라 상점, 식당 등 곳곳에 장식돼 있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 성 앞의 월트 디즈니와 미키 마우스 동상까지도 호박들로 둘러싸여 있어 핼로윈 시즌을 실감나게 한다. ▶헌티드 맨션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헌티드 맨션이 ‘헌티드 맨션 할러데이’로 탈바꿈했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 ‘크리스마스 악몽’을 테마로 꾸며진 헌티드 맨션 입구에는 영화 속 호박 왕인 잭 스켈링톤이 산타 복장을 하고 기묘한 공포의 세계로 초대한다. 홀 안에는 30파운드의 진저 브래드와 에그 화이트 3갤런, 설탕 75파운드, 프로스팅과 아이싱 120파운드, 폰당 140파운드로 만들어진 10피트 높이의 대형 진저브레드 하우스가 들어서 있다. 홀을 따라 들어가 이동식 카트에 착석하면 레일을 따라 암흑 가운데 마치 영화 속에 들어온 듯 각종 캐릭터와 핼로윈 소품들을 관람하며 지나가게 된다. ▶조칼로 파크 애니메이션 ‘코코’를 테마로 한 특설 이벤트장으로 죽은 가족이나 친구를 기억하면서 명복을 비는 멕시코의 대표적 기념일인 망자의 날(Dia de Muertos)에 대한 소개와 함께 ‘코코’의 주인공 미겔이 출현해 방문객들과 사진 촬영에 나선다. 바로 옆에 위치한 레스토랑 랜초 델 조칼로는 스트리트 타코 트리오와 레드칠리 엔칠라다, 브리토 소노라, 그릴드 치킨 등 정통 멕시칸 푸드를 맛볼 수 있어 개점 전부터 장사진을 이룰 정도로 인기몰이하고 있다. ▶핼로윈 스크림스 매일 오후 9시부터는 환상의 수퍼내추럴 레이저 프로젝션 쇼인 ‘핼로윈스크림스’가 개최된다. 다수의 유명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주요 클립을 핼로윈 테마로 각색한 단편 애니메이션이 잠자는 숲속의 미녀 성을 스크린으로 삼아 상영된다. 주말에는 불꽃놀이와 함께 진행돼 보다 박진감 넘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메인 스트리트와 잠자는 숲속의 미녀 성, 스몰 월드 인근에서 관람할 수 있다. ▶플루토 호박 사냥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다운타운 디즈니의 월드 오브 디즈니, 디즈니스 핀 트레이더, 디즈니 홈, 디즈니 드레스숍, 원더그라운드 갤러리 등 매장에서 게임보드와 스티커를 구매해 참여할 수 있다. 디즈니 캐릭터를 테마로한 장식용 호박을 찾은 후 해당 스티커를 게임보드에 붙이면 된다. 스티커 수와 상관없이 게임보드를 월드 오브 디즈니나 디즈니 핀 트레이더 매장에 제출하면 깜짝 선물을 받을 수 있다. 박낙희 기자 park.naki@koreadaily.com

2021-09-09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가장 가보고 싶은 버킷리스트 명소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어디입니까?”라는 물음에 절대 빠지지 않는 대답이 있다. 바로 그랜드 서클(Grand Circle)이다. 그랜드 서클이란 유타, 애리조나, 콜로라도, 뉴멕시코 주에 광활하게 자리 잡고 있는 미국의 국립공원들을 한 번에 일컬어 부르는 말이다. 수식어가 필요 없는 유명한 그랜드캐년을 위시하여 브라이스캐년, 자이언캐년, 아치스, 모뉴먼트 밸리, 엔텔롭캐년 등을 서로 연결하면 커다란 원이 그려지기 때문에 그랜드 서클이라 부른다. 그랜드 서클 여행은 지구의 신비를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물과 공기, 바람이 수억 년의 세월 동안 쉼 없이 빚어낸 장엄한 천연 조각물들을 조우한다. 자연이 조각한 기기묘묘한 풍광을 하나둘 확인하다 보면 왜 그랜드 서클이 전 세계인들의 버킷 리스트에 적혀 있는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고 하는 그랜드캐년은 미스테리하기까지 한 지구 역사의 생생한 현장이다. 그 길이만 해도 서울에서 부산에 이를 정도로 어마 무시하다. 가장 높은 곳은 해발 2100m 이상이고, 가장 오래된 협곡 암석은 18억 4000만 년 전에 형성됐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그랜드캐년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인류가 보존해야 할 자연의 선물이다.”라고. 또한 엔텔롭캐년 하면 ‘눈과 마음, 영혼에 축복을 내리는 곳’이란 수식어가 유명하다. 이곳이야말로 직접 가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협곡은 포토그래퍼들이 찾는 어퍼와로어, 그리고 X 세 구역으로 나뉜다. 좁고 구불구불한 지하 협곡 세계는 신비한 소용돌이무늬를 띠고 있다. 무늬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잠깐 고개를 들면 협곡 천장 구멍에서 햇살이 쏟아진다. 아, 탄성이 절로 나오는 아찔함이다. 협곡의 틈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바위의 붉은 색감, 오묘한 무늬, 그림자와 어우러져 시시각각 놀라운 절경을 그려낸다. 모뉴먼트 밸리는 나바호 인디언들의 성지다. 1900년대 초반 사진작가 요제프 뮌히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1958년 공원으로 지정되어 일반인들의 출입이 허용되며 그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광활한 대지와 저 멀리 지평선 넘어 산재한 붉은 바위산이 마치 하나의 기념비처럼 멋스럽다. 고전 서부영화에서 모래바람과 함께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던 장소이며, ‘미션 임파서블’ ‘포레스트 검프’ ‘백 투 더 퓨처’ 등의 무대가 된 곳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유타주에 위치한 브라이스와 자이언캐년은 비슷한 듯 다른 매력을 뽐낸다. 브라이스가 섬세한 첨탑 계곡이라면, 자이언은 화성암의 거대하고 묵직한 남성적인 매력을 지녔다. 브라이스에는 움푹 팬 거대한 계단식 원형 분지 속에 수천, 수만 개의 후두라 불리는 바위 봉우리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반면, 자이언은 마치 성곽을 지키는 병사들처럼 험준하게 치솟은 거대한 바위산들이 첩첩이 서 있다. 수천억 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국립공원들은 미국의 보물이다. 태고의 공기가 스며든 위대한 이곳을 두 발로 걷고 여행하는 것보다 가치 있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또 무엇이 있을까. 다리 떨리기 전에, 가슴이 떨릴 때 자연이 빚은 그랜드 서클을 경험해봐야 하는 이유다. [US아주투어 대표]

2021-09-02

예측불허 고산 기후 헤치고 전원 무사 완주

어깨에 멘 30파운드짜리 배낭은 점점 더 무겁게 느껴졌다. 옆구리는 물론 다리, 무릎도 아픈 것 같았지만 그래도 마지막 고갯길이기에 열심히 땅만 보고 아니 돌바닥만 보고 올라갔다. 도나휴 패스로 가는 등산로는 오른쪽 가파른 고개로 이어지지 않고 자꾸 왼쪽으로 진행돼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트레일을 따라서 쉬면서 올라갔다. 사람에 따라 고산병으로 3000m가 넘으면 어지럽고 토하고 숨도 못 쉰다고 한다. 스키로 단련된 몸이라 고산병은 없는 것 같고 단지 산소가 부족한 탓인지 숨이 차서 장시간 계속 걷지 못하고 많이 쉬면서 올라갔다. 마지막에 거의 와서 올라온 등산로를 돌아보니 왼쪽의 좀 편한 고갯길이었다. 그 노인 등산객이 무슨 억하심정으로 오른쪽 가파른 계곡 쪽으로 올라간다고 알려준 것인지 아니면 본인 자신도 지쳐서 어디로 내려온 건지를 모른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고갯길 마지막에 만난 등산객에게 도나휴 패스가 얼마나 남았냐 물었더니 30만 돌아가면 된다고 한다. 종교인은 아니지만, 할렐루야가 나오는 대목이다. 조금 더 돌아갔더니 도나휴 패스 정상이 나오고 팻말에 왼쪽은 요세미티 국립공원, 우리가 올라온 오른쪽은 시에라 산맥 곳곳을 흑백사진으로 담아낸 유명 사진작가 엔젤 애덤스의 황야 지역이다. 결국 요세미티 지역으로 들어온 것이다. 이제부터 대부분의 길이 마지막 종착지인 트올름(Tuolumme) 미도우까지 내리막길이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도 완전히 돌무덤이고 2마일 이상 되는 고행길이다. 무릎이 안 좋은 사람들은 내리막길이 더 힘들고 고생한다. 간신히 내려오니 조그만 빙하 호수가 있고 호수를 건너서 조금 올라가니 호숫가 옆으로 큰 초원이 보이면서 뒤에는 빙하가 보이는 높은 산이 있어 야영지로는 최고의 장소가 나왔다. 오늘 밤 야영장소는 더 내려가서 라이엘 협곡(Lyell Canyon)이었는데 이만한 경치를 가진 야영지는 JMT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가 없을 것 같다. 또 캠핑 못 한다고 쫓겨나가야 하는 곳인지 망설이고 있는데 배낭도 없이 산을 뛰어다니는 젊은 친구가 오더니 여기 캠핑해도 된다고 한다. 평생에 한 번 볼까 하는 빙하 밑에서 야영을 하다니 사진으로만 본 히말라야 베이스 캠프같이 생긴 지역에서 오늘 밤을 지내기로 했다. 2팀이 언제나 올지 하염없이 기다렸는데 예상보다 빨리 한 시간 좀 넘어 대원들이 산등선에서 보이기 시작해 반가웠다. 오후가 되자 비가 오기 시작했고 여름에 비를 맞다니 산속의 기후는 예측불허가 맞는 것 같다. 2팀은 고개 정상에서 비가 오기 시작하자 판초를 꺼내 입고 내려왔다. 급하게 텐트를 치고 들어가서 빗소리를 들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누워있으니 뭐가 뭔지 모르겠다. 다행히 비가 그쳐서 마지막 날 저녁 식사로 곰통에서 남은 음식 모두를 꺼내 먹었다. 내일은 점심 없이 강행군하기로 했다. 산을 더 내려가서 평지 미도우를 10마일 이상 걸어야 미리 큰 차 한 대를 주차해 놓은 스테이션에 도착한다. 오늘도 12마일을 걷는 긴 여정이다. 오르막길은 아니지만 긴 거리다. 중간에 설악산 비선대같이 물이 있고 큰 암석으로 된 곳에서 물놀이도 하고 가지고 온 간식을 서로 나누어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마지막 피치를 올려서 미도우 평지를 걷기 시작했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가지고 온 우비를 꺼내 입고 앞만 보고 혼신의 힘을 다해 총알같이 달렸다. 비가 쏟아지니 아무 생각도 안 나고 빨리 가서 젖은 옷을 갈아입고 차 타고 맘모스 집에 갈 생각뿐이었다. 나중에 등반대장이 나보고 산신령같이 무슨 힘으로 그렇게 빨리 걷느냐고 한다. 1분이라도 일찍 도착해서 편한 세상으로 나오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생각돼 나는 앞만 보고 최대의 스피드로 달린 것이다. 주차장에 도착해서 옷도 갈아입고 비도 그치고 차도 찾고 맘모스 집으로 돌아오니 집에서 대원들을 기다리던 테미 김이 불고기, 와인, 치즈에 어묵까지 진수성찬을 준비해서 우릴 맞이했다. 이제 다시는 안 간다고 마음먹었지만 1박 2일 쉬운 코스는 다시 한번 도전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8명의 등산대원 모두 사고 없이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인도해준 안희일 대장에게 감사할 뿐이다. <끝> 글=하기환 정리=박낙희 기자

2021-09-02

천국같은 등산길 지나니 가파른 돌산이…

한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어쩌나 하던 차에 아래쪽서 3명의 등산객이 올라왔다.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었다. JMT를 물었더니 자기들은 이곳 경치가 좋아 사진 찍으러 왔다며 우리가 온 길로 다시 돌아가 호수 입구에서 산으로 올라가면 된다고 알려줬다. 2시간 이상 고생을 하며 돌산을 올라왔는데 너무 허무했다. 배도 고프고 해서 일단 개울가로 철수해서 이영근을 기다리기로 했다. 개울가에 내려와서 발도 씻고 라면도 끓여 먹고 사람도 없고 한적한 곳이라 화장실도 가고 했다. 한쪽에 돌무덤 같은 것이 있어 표시판을 읽어보니 1943년에 앞에 보이는 배너 봉우리 등반 중 추락사한 2명의 무덤이었다. 먼저 올라간 이영근이 혹시나 넘어져 다쳤으면 어떡하나 걱정을 하며 2시간을 기다렸다. 사진 찍으러 간 3명도 안 내려오고, 다시 올라가서 찾기엔 우리도 기진맥진한 상태라 엄두를 못 내고 하염없이 기다렸다. 한참 후에 멀리 산등선에 한 사람이 내려오는데 이영근이었다. 무사히 내려온 것이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더니 매번 지도 공부하고 연구하는 분이 어쩌다 지도를 거꾸로 읽어 우리 일행을 고생시켰는지 은근히 화도 났고 하루 일정을 당겨서 2박 3일에 요세미티에 도착한다는 계획도 물 건너 간 것이 아쉬웠다. 오던 길을 거꾸로 다시 2시간을 내려가며 2팀을 만나 같이 야영하고 저녁 먹는 길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운 좋게 호수가 입구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 준비하는 2팀을 만나게 돼 반가움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아침부터 무려 6시간을 10마일가량 헤매다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2팀도 우리와 같이 조금 더 따라오다가 호숫가에서 낚시도 하고 수영을 했다고 한다. 마침 지나가는 등산객에게 JMT을 물어서 우리가 모두 길을 잘못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니 천만다행이었다. 텐트를 치고 야영 준비를 하는데 또 지나가던 등산객이 여기선 캠핑하면 안 된다고 한마디 한다. 어디를 가나 시민의식이 투철한 미국인을 꼭 만나게 된다. 마침 지나가던 파크 레인저가 오더니 여기서는 안 되고 위로 1마일 올라가서 야영하라면서 트레일 허가증을 보자고 했다. 이어 캠핑 시 주의점과 곰통이 있는지 확인했다. 한국에선 곰통이 뭔지도 몰랐는데 나도 처음 보고 사온 작은 곰통을 보여줬다. 다시 텐트를 접고 1마일을 올라가 산등성 위에 야영하던 자리를 찾아서 호수 경치를 바라보며 텐트를 쳤다. 즉시 낚시를 시작하고 저녁 준비도 했다. 역시 우리 팀의 강태공이 잡아 온 사이즈가 조금 작은 무지개송어를 이번엔 기름에 튀겨 한점씩 맛봤다. 저녁은 누룽지와 된장찌개, 밑반찬으로 했다. 그날 저녁의 화제는 이영근의 고집이었다. 혼자서 2시간을 더 등산해 아무도 못 가보는, 한인으론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은 고개를 넘어 당도한 케세린 레이크의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을 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놀리면서 앞으로 죽을 때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한마디 거들었다. 이제 하루만 더 야영하면 된다. 세수도 샤워도 제대로 못해 빨리 집에 가서 편한 침대와 화장실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3일째는 정말 힘든 산행이 남았다. 이틀째 한 시간만 걷고 놀았으니 오늘은 큰 고개를 2개 넘어야 한다. 아일랜드 패스(3110m)와 도나휴 패스(3370m)를 넘어야 3일 밤 야영지에 도착할 수 있다. 여전히 성질 급한 내가 먼저 걷고 이번에는 강원도 출신 한국 스키 대표선수로 활동한 최진희가 1팀에 합류하고 사진 찍는 것이 취미인 이영근은 2팀에 합류해서 작품 사진을 촬영하며 천천히 따라오기로 했다. 아일랜드 고갯길은 작은 호수도 많고 나무도 있고 주변에 개울이 많아 천국의 등산길이었다. 2팀을 기다리면서 점심으로 라면도 끓여 먹고 물에 들어가서 발도 담그고 놀다가 2팀에 자리를 양보하고 마지막 남은 깔딱 고개 도나휴고갯길을 향해서 걸었다. 이 고갯길은 황량하고 옆 산에서 떨어진 돌멩이로덮인 등산길이다. 나무도 없고 그늘도 없어서 덥고 땀만 쏟아지는 어려운 힘든 고갯길이다. 반대편에서 내려오던 등산객 한명을 만나 우리가 가야 하는 깔딱고개 길이 어느 등선이냐고 했더니 오른쪽 아주 가파른등선을 가르쳐주었다. 속으론 ‘왼쪽 등선이 좀 올라가기가 쉬운데 JMT 만든 사람이 미쳤구나’ 생각하며 고갯길을 향해서 다시 힘을 내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계속> 글=하기환 정리=박낙희 기자

2021-08-26

[여행 박사-스티브 조 길따라 바람따라] 태양의 도시, 신비의 도시, 미스터리의 도시

잉카 제국의 유적지가 있는 페루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2개 도시가 있다. 하나는 잉카 제국의 수도인 쿠스코(Cuzco)와 또 하나는 스페인 사람들이 만든 페루의 수도 리마(Lima)가 있다. 쿠스코는 해발 3300의 안데스 산맥에 둘러싸인 산 위의 도시로 원주민어로 ‘배꼽’이란 뜻이다. 잉카 문명 위에 스페인 문화가 약간 녹아 있는 듯한 독특한 색깔을 지니고 있는 도시다. 리마는 바둑판 모양으로 만들어졌으며 북쪽에는 정부 청사가 있고 모든 길은 아르마스(Plaza de Armas)와 산 마르틴(Plaza San Martin)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어있다. 1953년 스페인 피사로 장군의 점령군이 이곳에 왔을 때는 잉카제국은 약 3만명의 병사가 있었지만 불과 약 180명 스페인 군사력 앞에 힘없이 무너진다. 점령당한 이유는 바로 균(천연두)과 철(총)이다. 그 당시 무시무시 한 검은 악마 천연두라는 팬데믹으로 면역성이 없는 이들은 총과 더불어 무서운 전염병에 주저앉고 말았다. 잉카 제국이 스페인 점령군에 의해 모든 것을 뺏겼지만 감추어진 신비의 도시 ‘마추픽추’만은 산속 깊숙히 숨겨져 있었다. 태양의 도시, 공중의 도시, 수수께끼의 도시, 잊혀진 도시라 불리는 마추픽추는 쿠스코에서 북서쪽으로 80Km 떨어져 있으며 해발 2440m 고지에 있다. 잉카 문명은 13세기부터 16세기 중엽의 남아메리카 안데스 지방에서 번영했다. 잉카는 안데스 산맥 원주민인 케추아족의 언어로 ‘태양의 아들’이란 뜻이다. 그래서 잉카인들은 그들의 창조주인 비라코차의 아들인 인티를 태양신으로 모셨다. 대표적인 유적지인 마추픽추는 ‘늙은 봉우리’라는 뜻으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이다. 1450년대 2개의 뾰족한 봉우리 사이에 마치 말 안장 모양의 도시가 세워졌다. 이곳은5평방 킬로, 높이 5m 두께 1.8m의 요세 성벽으로 109개의 크기로 만든 돌계단이 있다. 접착제나 모르타르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채 돌과 석재들을 쌓아 올려 만들어졌고, 주요 건물은 해시계, 태양의 신전, 세 창문의 방 등이 있다. 잉카인들은 고지대에서 계단식 농사로 감자, 옥수수, 땅콩을 재배하였다. 삼각함수를 이용한 뛰어난 건축술과 토목 기술의 건축물과 더불어 이들은 두개골을 절단해 봉합하는 뛰어난 의술도 있었다. 10cm의 크기의 돌로 곧게 뻗은 도로 카미오 잉카(Camino Inca)를 보면 그들의 찬란한 역사의 흔적에 자연히 머리 숙어진다. 안데스 산맥 8000피트 높이에 약 1만명이 거주했다는 이들은 아무 흔적 없이 어디로 떠났을까? 그 찬란했던 잉카 제국의 문명은 스페인에 의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마추픽추’는 1911년 예일대학 강사인 역사학자이며 탐험가인 히림빙엄이 아니었으면 아직도 숨겨진 도시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가 읽은 ‘미스터리의 땅’을 찾아 떠난 여행이 오늘날 최고의 유적지를 발견한 것이다. 지구 상에는 이렇게 사람의 손이 미치지 않은 신비의 유적지와 미스터리의 땅, 알려지지 않은 자연의 명소들도 아직도 많으리라. 코로나가 끝나면 또 다른 신비의 땅 ‘마추픽추’ 같은 미지의 숨겨진 관광 명소를 찾아서 모든 이와 공유하고픈 마음이다. <삼호관광 전무>

2021-08-26

산과 호수의 절묘한 조화…걷는 곳 마다 절경

세계 3대 트레일 중 하나이자 산악인들에게 필수 체험 코스로 유명한 가주의 존 뮤어 트레일(JMT)을 LA의 재미스키협회와 산악회 회원 8명이 팀을 꾸려 완주했다. 지난달 21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이번 여정에 참가한 하기환 한남체인 회장의 존 뮤어 트레일 여행기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사진은 레저면에 소개됐던 하 회장의 파타고니아 여행기 사진을 담당한 이영근 프로팩 코퍼레이션 대표가 제공했다. 여행기에 언급된 인물들의 존칭은 생략했다. JMT는 요세미티 킹스캐년 세쿼이아 국립공원을 통과하고 휘트니 산에서 끝나는 장장 211마일에 이르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장거리 등산로다. 재미스키협회태미 김이 지난해 어렵게 신청한 8명 트레킹 허가증이 나왔다고 연락이 와 무조건 간다고 했다. 준비가 전혀 안 된 상태라 걱정이 앞서 지난 5월 한국 방문길에 동대문 시장 등산 장비 전문점을 찾아갔다. 1000달러 조금 넘는 비용으로 배낭, 텐트, 매트, 버너, 물통 등 모든 장비를 장만하고 상점 주인으로부터 장비 사용법과 배낭 메는 법 등도 배울 수 있었다. LA재미스키협회와 산악회 회원 8명이 7월 21일 JMT 산행에 나섰다. 테미 김이 사정이 생겨 맘모스에 있는 집에서 원정팀을 도와주겠다고 해 하루 숙박하고 22일 새벽부터 이동했다. 출발지는 맘모스 메인 랏지에서 레인보우 폭포와 테블스 포스트 파일을 왕복하는 버스로 갈 수 있는 에그뉴 메도우(Agnew Meadow)다. 1인당 15달러이고 버스 스톱에서 한참 걸어가면 출발점에 도달하게 된다. 오전 7시 전엔 게이트가 열려있고 무료인지라 이영근 아내와 테미 김이 차 2대로 출발점까지 대원들을 데려다줬다. 3박4일 고행의 연속이고 인내심을 테스트 하는 산행이 시작됐다. 총구간이 36마일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훨씬 더 걸어야 할 것 같았다. 지도상 거리에는 수많은 꼬불꼬불한 산길의 길이는 포함 안 된 것 같았기 때문이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리버 트레일(River Trail)과 섀도 레이크(Shadow Lake)로 길이 나누어진다. 좀 어렵고 경사가 심한 섀도 레이크 코스를 택했다. 지난해 섀도 레이크까지 하이킹한 경험이 있어 짐이 무겁지만 별 어려움 없이 2시간 만에 도착했다. 다음 목적지인 가넷 레이크(Garnet Lake)까지 이영근, 하경철과 함께 3시간 더 걸려 호수가 보이는 고개에 도착했다. 뒤에 오는 5명의 대원을 기다리며 야영 장소를 찾아야 할 것 같았다. 거의 2시간 후에나 후진이 도착했는데 대원 중 재미스키협회회장인 고수미가 발목이 안 좋은 탓에 2시간 늦어졌다고 했다. 야영장을 찾기 위해 내려간 가넷 레이크는 JMT 수백개의 호수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호수 안에 자그만 섬들이 있고 호수 뒤에 병풍처럼 서 있는 산들은 절경이다. 이 경치를 보러 비지땀을 흘리며 무거운 배낭을 메고 올라온 것이다. 호수 아래쪽 작은 폭포 옆에 야영준비를 했다. 물소리와 멋있는 경치를 보며 들뜬 기분으로 텐트를 치고 저녁 식사 준비를 하는데 지나가는 등산객이 “No Camping 사인 못 보았냐”고 하길래 가서 푯말을 보니 ‘야영 금지 지역’이란다. 규정을 따르기 위해 위쪽에 있는 루비 레이크까지 1.5마일 더 가서 야영장을 찾기로 했다. 하루에 산길 13.5마일은 무리 같았지만 마지막 힘을 내서 루비 레이크가 내려다보이는 평지에 텐트를 칠 수 있었다. 저녁은 낚시의 달인인 강두완이 잡은 무지개 송어 월척 한 마리와 한국에서 공수해온 뜨거운 물만 넣고 10분 정도면 짜장밥, 매운 볶음밥 등이 되는 야전 식량으로 준비했다. 잡은 송어로 회를 떠서 함께 먹었는데 꿀맛이었다. 음식을 총괄해서 준비하고 다른 대원들보다 10파운드나 더 무거운 음식 재료를 지고 나선 윤호선, 최진희 부부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한다. 이런 산행은 무게 한 파운드가 매우 중요하다. 산행에 사용되는 모든 식기, 숟가락, 젓가락은 경량 티타늄으로 제조됐다. 그만큼 비싼 소재를 써서라도 무게를 줄이는 것이 등산에서는 최고다. 그 외에 ‘곰통'이라 불리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통에 모든 음식을 담아서 잘 때는 텐트 밖에 멀리 놓아야 한다. 후각이 발달한 곰이 음식 냄새를 맡고 텐트를 습격해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기도 한다. 야영장에 나무도 많고 한적한 곳이라 밤에 나가서 일을 보기엔 너무 무섭고 추워서 꾹 참고 하룻밤을 보냈는데 너무 피곤해 잠을 설쳤다. 새벽에 일어나 떠날 준비를 하다가 나무에 무슨 쪽지가 붙어 있어 읽어보니 이 장소도 야영금지 구역이란 것을 알게 됐다. 어젯밤에는 어두워 확인을 못 한 것이다. 다행히 파크 레인저가 오지 않아 무사히 철수할 수가 있었다. 화장실 문제도 골치 아픈 사안 중 하나다. 6인치 땅을 파야 하고 사용한 화장지는 꼭 비닐백에 넣어 가지고 나와야 된단다. 하루에도 서너번씩 가는 화장실 횟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급적 매운 음식은 안 먹고 음식량도 줄이며 애쓴 끝에 3박4일동안 화장실 두 번으로 끝냈으니 대성공이라 할 수 있겠다. 루비 호수에서 다음 목적지인 사우전 아일랜드(Thousand Island) 호수까지는 한 시간 반 정도 걸려서 도착했다. 호수 안에 1000개의 조그만 작은 섬들이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호수 뒤에 보이는 배너(Bannner) 봉우리(1만2942피트)와 1000개의 작은 섬이 조화를 이룬 경치는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로 장관이다. 첫날 13.5마일이나 걸어 힘이 빠졌다며 일부 대원들은 여기서 텐트 치고 낚시와 수영을 하면서 쉬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나를 포함한 이영근, 하경철은 아침부터 할 일도 없고 그러니 다음 목적지까지 강행군하여 2박3일로 하루 앞당겨서 끝내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원정길 인솔책임자로 초빙한 안희일 대장이 팀을 나누기로 결정해 우리 3명은 쉬지 않고 먼저 떠나기로 했다. 그런데 여기서 착오가 발생했다. 이영근이 지도를 잘못 읽고 다음 행선지인 아일랜드 패스(Island Pass) 표지판도 아주 작게 반대쪽에 붙어 있어 제대로 못 본 것이다. 호수로 들어가기 전 초입에서 산 쪽으로 올라가야 JMT로 가는 길인데 우리 3명은 호수를 따라 더 깊숙이 들어간 것이다. 호수 끝까지 걸어가니 오른쪽 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희미하게 흔적만 남아 있었다. JMT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방향이 그쪽이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개울을 몇 개 넘어간 끝에 등산로를 찾았다. 옆으로 물이 흐르고 왼쪽은 배너 봉우리가 보이고 환상적인 경치를 음미하며 돌덩이로 된 등산로를 2시간 이상 걸었다. 그런데 갈 수록 돌덩이가 커지고 등산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완전히 돌밭에 들어온 것이다. 앞에 보이는 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멀리서 봐도 고갯길에는 등산로도 안 보이고 경사가 급한 돌무덤이라 JMT가 아니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이영근에게 위험하니 돌아가자고 했더니 집채만 한 바위에 몇 개의 작은 돌탑이 쌓여 있는 것을 보고 JMT 표시라며 행군을 이어갔다. JMT에 등산객이 한명도 보이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2명은 이영근에게 등산로를 찾으면 알려달라 부탁하고 기다리기로 했다. <계속> 정리=박낙희 기자

2021-08-19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광활한 땅에 핀 ‘얼음 꽃’

푹푹 찌는 폭염 속 알래스카 여행 생각이 간절하다. 마지막 알래스카 여행이 지난달 중순께였으니 아직 한 달도 채 안 되었는데 시간만 허락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떠나고 싶다. 알래스카는 US아주투어의 키워드인 ‘다리 떨리기 전에 가봐야 할’ 대표적인 여행지다. #빙하 #야생 #원시 #신비 # 순수 등의 키워드를 제대로 충족시킨다. 앵커리지 공항에 도착하면 'The Last Frontier’라고 적힌 자동차 표지판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표지판에 쓰인 대로 미국의 마지막 개척지인 알래스카는 미국 영토의 1/5을 차지하는 광활한 땅이다. 빙하투성이일 것 같은 이 땅에 무려 6개의 국립공원과 5개의 주립공원이 있다. 10만 개의 빙하지대, 300만 개의 호수가 있으며, 강이 3000개나 흐른다. 원주민 언어로 알래스카는 ‘위대한 땅’ ‘거대한 땅’을 의미하는데 이것이 지명으로 굳어진 것도 충분히 이해된다. 일단 알래스카는 여름에도 시원하다. 평균 기온 화씨 60도 전후로 날씨가 청량하고 맑다. 그 덕에 길에는 고운 꽃들이 활짝 펴 있다. 겨울에는 꽁꽁 얼어붙어 운행이 어려웠던 빙하 크루즈와 경비행기 등도 운영을 재개해 숨겨 놨던 비경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인다. 하루 20시간 정도 해가 보이는 백야도 이 시기에만 해당하는 일이다. 개썰매부터 연어 부화장, 세계 최대 수상 경비행기장, 타미간크릭의 수원지인 탐슨 패스, 육지 빙하인 마타누스카 빙하, 말꼬리 폭포, 면사포 폭포, ‘알래스카의 리틀 스위스’라 불리는 발데즈항,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웽글즈 국립공원 등 볼 것도 즐길 것도 너무 많은 알래스카이지만 이 지면을 빌어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것은 빙하 크루즈다. ‘겨울 왕국’ 알래스카에는 크고 작은 빙하가 약 10만 개나 되는데 그중에서도 콜롬비아 대빙하가 최고다. 프린스 윌리엄(Prince William) 만에 흘러들어오는 빙하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길이 32마일, 두께 1800피트, 총면적 400스퀘어마일에 달하는 명실상부 세계 최대 빙하를 알현하려면 빙하 유람선 스탠 스티븐스(StanStephens)가 답이다. 유람선은 사방이 얼음으로 꽉 찬 바다 사이를 7시간가량 항해한다. 그 사이 콜롬비아 대빙하는 우레와 같은 소리로 마치 꽃잎을 떨구듯 유빙 조각들을 뚝 뚝 떨어낸다. 빙원부터 시작해 그 빙원에서 나온 빙하와 빙산, 그 빙산이 다시 녹아 얼음조각처럼 떠돌아다니는 유빙과 해빙은 극치의 차가운 아름다움을 빚어낸다. 억겁의 세월 동안 눈이 쌓인 빙하는 흰색이 아니라 푸른빛이다. 바다에 둥둥 떠 있는 순백의 얼음조각들은 시리도록 푸른빛으로 세월의 무게를 증명하고 있다. 빙하 조각을 넣은 시원한 칵테일을 한 모금 마시는 순간에도 눈앞에서 거대한 빙하가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지구 온난화로 대빙하는 하루 20m씩 후퇴하고 바다에 떠다니는 유빙이 늘어난다니 이게 바로 ‘북극의 눈물방울’이 아닐는지… 그 와중에 혹등고래는 수면 위로 힘차게 뛰어오르기도 하고, 바다사자는 부표 위에서 낮잠을 청하기도 한다. 희귀종 대머리독수리나 전설의 새 퍼핀도 춤을 추듯 하늘을 쏘다닌다. 심심찮게 등장하는 해양 동물들의 재롱이 이 뱃놀이의 또 다른 묘미다.

2021-08-12

오클랜드서 새롭게 떠오르는 이색 명소는?

뉴질랜드에서 문화, 음식과 자연의 다양한 변화를 경험할 수 있는 오클랜드는 여행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도시 중 하나다. 도심에서 30분 이내에 있는 해변, 숲에서 산책과 하이킹을 즐길 수 있고, 시내 곳곳 카페, 바와 레스토랑에서 전 세계의 음식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는 자국민을 비롯해 모든 해외 입국자들에게 14일간 의무격리와 비행기 탑승 전 코로나 음성 확인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뉴질랜드 관광청이 추천하는 최신 여행 명소들을 소개한다. ▶오클랜드 뉴질랜드 북섬의 오클랜드(Auckland)는 약 50개의 화산구로 둘러싸여 다채로운 지형과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 서부 해안에서 파도타기, 하이킹을 즐길 수 있고, 검은 모래 해변에서는 야생 동물도 관찰할 수 있다. 도심에서 페리로 갈 수 있는 랑기토토 화산섬과 와이헤케 섬은 빼놓을 수 없는 당일 여행지다. 와이헤케 섬은 포도밭과 올리브 과수원, 농장과 황금빛 해변이 있는 휴양지로, 30개 이상의 부티크 와인 양조장에서 와인 시음을 할 수 있다. ▶올 블랙 익스피리언스 럭비는 뉴질랜드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이자 자부심으로 뉴질랜드 럭비 국가대표팀을 올 블랙스(All Blacks)라고 한다. 지난해 12월에 개장한 올 블랙 익스피리언스는 뉴질랜드 럭비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이다. 럭비의 역사, 전설적인 경기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럭비 선수들의 이야기와 열정을 느낄 수 있다. 4개의 인터렉티브 존에서는 자신의 럭비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고, 라이브 경험 존에서는 럭비공을 실제로 차고 패스해볼 수 있다. 올 블랙 익스피리언스는 오클랜드 최고 엔터테인먼트 장소이자 시내 중심부의 상징적인 스카이 시티에 위치한다. ▶QT 오클랜드 오클랜드 해안가 비아덕트 항구에 위치한 QT 오클랜드는 지난해 11월 새로 개장한 부티크 호텔이다. QT 호텔은 창의적이고 기발한 디자인으로 유명한데, 재미있고 화려한 실내 디자인과 새로운 분위기를 경험해볼 수 있다. 탁 트인 항구 전망의 루프탑, 구석구석에서 현지 예술품도 감상할 수 있다. 페리 터미널, 브리토마트 역과 퀸 스트리트까지 도보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킨지 바닷물고기 킹피시에서 이름을 따온 킨지(Kingi) 레스토랑은 현지 해산물을 재료로 바다의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 킨지는 브리토마트 호텔 바로 옆 헤리테지매소닉 하우스에서 지난해 10월 오픈,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운영한다. 뉴질랜드의 해안가, 강의 하구와 산 호초 등의 풍경을 와인 한잔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또한 1년 내내 이벤트와 셰프의 테이블 체험도 제공하고 있다. ▶브리토마트 지난해 10월에 오픈한 브리토마트(Hotel Britomart)는 뉴질랜드 최초 5 그린 스타 디자인 호텔이다. 유기농 면 시트와 스킨 케어 제품, 90% 퇴비화가 가능한 양모 및 면 슬리퍼와 세탁 가방 등을 제공한다. 에너지 절약형 조명, 자연 채광, 환경친화적인 페인트와 목재 사용뿐만 아니라 효율적으로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역사, 예술과 디자인 관련 브리토마트 도서관도 오픈했다. ▶아히 커머셜 베이 지난해 8월 말 오픈한 아히 커머셜 베이(Ahi Commercial Bay)는 현지 재료와 마오리 전통 요리 방식으로 혁신적인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오클랜드 시내 중심가 커머셜 베이에 위치한 아히 레스토랑은 재생된 토종 목재와 오크 나무로 지어져 따뜻하고 세련된 컨셉으로 빛이 가득하고 환영하는 공간을 제공한다. 정리=박낙희 기자

2021-08-12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단풍길’ 따라 만나는 오색찬란 가을

지구상에서 가장 압도적인 단풍, 그래서 평생 잊지 못할 그런 단풍을 만나고 싶다면 단연 캐나다다. 캐나다는 국기에도 빨간 단풍 문양이 그려져 있을 정도로 단풍이 유명하다. 가을이 무르익는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약 한 달간 캐나다의 광활한 숲은 붉고 노란 단풍의 바다를 이룬다. 캐나다 단풍 중에서도 특히 토론토부터 몬트리올, 오타와, 퀘벡까지 쭉 뻗은 메이플 로드(Maple Road)가 압권이다. 단풍나무와 포플러, 너도밤나무, 자작나무 등이 찬란한 오색 빛으로 물드는 메이플 로드의 단풍 성지를 소개한다. ◆그레이븐 허스트: 무스코카 호수(Lake Muskoka)는 우리에겐 자칫 낯설게 들릴지 모르지만, 캐나다인들은 익히 아는 유명한 휴양지다. 전 세계 셀레브리티들의 별장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150년 전통의 무스코카 증기 유람선이 이곳의 명물이다. 증기 유람선은 호반의 단풍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조용히 물살을 헤치는 유람선에 오르면 모두가 호반의 절경에 취하고, 화려한 단풍 잔치에 또 한 번 넋을 잃게 된다. ◆수산마리: 온타리오 주에 위치한 도시 수산마리(Sault Ste. Marie)는 메이플 로드를 대표하는 단풍 성지다. 이곳이 유명한 것은 단풍 협곡을 감상할 수 있는 아가와 협곡(Agawa Canyon) 단풍열차가 있어서다. 단풍열차는 8시간 동안 그림 같은 호수와 강을 지나 아가와 협곡을 관통한다. 유유자적 달리는 단풍열차의 창문은 그대로 액자가 된다. 움직이는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까지 들 정도다. 또한 기관차 앞에 부착된 카메라로 송신되는 풍광을 좌석 화면을 통해서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아가와 협곡에 도착하면 열차에서 내려 전망대, 신부의 면사포 폭포, 검은 수달 폭포도 관람할 수 있다. 산책로를 따라 고운 단풍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으니 열차에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감동이다. ◆알곤퀸 주립공원: 온타리오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이자, 가장 넓은 자연공원이다. 알곤퀸 주립공원(Algonquin Provincial Park) 안에 호수, 숲, 강, 계곡 등이 모두 있다. 중심으로 들어갈수록 단풍은 더욱 화려해진다. 빨강, 노랑 원색으로 물든 나무들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주립공원 들머리 부근에 위치한 돌셋 전망대에 오르면 알곤퀸의 단풍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알곤퀸은 1893년 무분별한 벌채로 멸종 위기에 몰린 야생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주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이후 지금은 늑대, 곰, 담비, 무스, 비버 등 야생동물들의 보고다. 동물들에게도 천국이지만 사람들에게도 카누, 자전거, 낚시, 하이킹 등을 즐길 수 있는 레포츠의 천국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봄 꽃구경도, 가을 단풍놀이도 어려웠던 작년 한 해를 되짚어보면 아쉬운 마음뿐이다. 가을이란 계절에 단풍 구경만큼 더 멋진 것이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그것이 세계 최고의 단풍국 캐나다라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

2021-08-05

스마트폰에 담아오고 싶은 샌타바버러

샌타바버러하면 멋진 해변과 붉은색 타일 지붕을 갖춘 스페인풍 건물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워터프론트 해안과 101번 프리웨이, 앰트랙 기차역 사이의 펑크존(The Funk Zone)을돌아다녀 보면 사진에 담고 싶어지는 이색 건물 및 상점, 갤러리, 와이너리, 카페 등 숨은 명소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여행 가서빼놓을 수 없는 인스타그램용 사진 촬영지로 유명한 펑크존 인근 인기 장소를 소개한다. ▶옐로 도어 그레이 애비뉴에 위치한 서핑 전문용품점 '몰루스크'로 펑크 존의 대표 명소 중 한 곳이다. 커다란 노랑색 거라지 도어가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들의 사진 배경으로 소개되며 지역 사진촬영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영업시간 중에는 문이 열려 있어 볼 수 없지만, 매장 내부 역시 아기자기한 소품과 파스텔톤의 인테리어가 한 번쯤들어가 보고 싶게 만든다. ▶럭키 페니 펑크존의 중심인 아나카파 스트리트에 위치한 레스토랑으로 외부 벽면이 15만여개의 페니 동전으로 덮여 있어 역시 필수 인스타그램 사진 촬영지로 유명하다. 따듯한 캘리포니아 태양 빛에 반사되는 황동색 외관 못지않게 나무장작 오븐에서 구워낸 피자도 일품이다. 샌드위치, 샐러드, 맥주, 와인 등도 즐길 수 있다. ▶다트커피 (1) 이스트 야노낼리 스트리트와 그레이 애비뉴 코너의 맛 좋은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으로 유명한 다트커피는 이른 아침부터 모닝커피를 즐기려는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이 이어진다. 호랑이 얼굴이 그려져 있는 하얀색 건물에 노랑색으로 액센트를 준 실내외 인테리어와 곳곳의 이색 소품들도 이채롭다.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다트 가든 이벤트 공간도 마련돼 있다. ▶목시 뮤지엄 (2) 샌타바버러 스테이션 인근 스테이트 스트리트에 지난 2017년 건립된 목시 늑대 탐험+혁신 뮤지엄(MOXI, The Wolf Museum of Exploration + Innovation)은 스페인풍 이색 건물로 3층 전체가 실내외 전시장으로 구성돼 있다. 빛, 속도, 소리, 힘 등을 각종 모형, 실험기구 등을 통해 체험해 볼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옥상 전망대에서 샌타바버라 해안가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부티크 와이너리 (3) 샌타바버러 카운티 와인을 대표하는 20개 이상의 시음실을 돌아볼 수 있는 어반 와인 트레일 트립의 일부 구간이 포함돼 있다. 피노누아와 샤도네이로 유명한 휘트크래프터를 비롯해 샌타바버라의 시라와 그르나슈, 론 와인을 전문으로 하는 쿠닌 와인스, 그루나슈 블랑이 일품인 딥시와인스, 6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밸리프로젝트와인, 부르고뉴에서 영감을 받은 팔리 와인 컴퍼니 등이 유명하다. 이외에도 라폰드 와이너리, 산타바버러 와이너리, 오리아나 와이너리 등이 있다. 와인 컨트리 패스를 구매하면 각각 개성이 다른 부티크 와이너리에서 시음할 수 있다. ▶블루 워터 그릴 레스토랑 (4) 샌타바버라 해안도로인 카브릴로 불러바드와 헬레나 애비뉴 코너에 있는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으로 커다란 등대 건물로 유명하다. 신선한 해산물 요리는 물론 샌타바버러항에서 가장 좋은 전경을 즐길 수 있는 식당으로 지난 2018년 차우더페스트에서 샌타바버러 최고의 차우더 톱2로 선정된 바 있다. ▶샌타바버러 앰트랙역 1902년에 건립된 후 거의 100년만인 지난 2000년 리모델링된 기차역으로 코스트 스타라이트와 퍼시픽 서프라이너 등 2개의 앰트랙 노선이 통과한다. 스페인풍의 건물 내부에는 고풍스러운 매표소와 역의 역사를 보여주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 역 바로 뒤편 스테이트 스트리트 선상에는 미국에서 가장 큰 모튼 베이 무화과나무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997년 측정한 나무 둘레는 41.5피트였으며 높이는 80피트, 퍼져있는 나뭇가지는 176피트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드 미션 샌타바버러 올드 미션 샌타바버러는 스페인과 멕시코 지배하의 미션시대(1769-1834)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으며 장미정원, 올리브나무 정원 등이 곳곳에 있다. 현장 가이드 투어를 활용하면 고풍스러운 성당의 예술과 건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박낙희 기자 park.naki@koreadaily.com

2021-08-05

[여행 박사-스티브 조 길따라 바람따라] 뜻있는 한인 이민 역사 탐방

짧은 미국 역사 중에 오늘날 미국을 만든 아픈 역사의 흔적인 명소들이 많다. 그중에서 미국 내에 유독 한국 사람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미주 한인 이민의 역사 유적지가 있다. 캘리포니아 10대 농장 중 하나로 LA와 샌프란시스코 중간에 위치한 리들리(Reedley)라는 곳이다. 미주 한인의 이민 역사는 고종 때 미국 선교사 알렌의 동서 개발공사를 통해 미주 이민 모집 광고가 나간 후 첫 이민자들이 1902년 12월 22일 갤릭호라는 배를 타고 121명이 인천항을 출발한다. 그러나 35명(일본에서 19명, 하와이에서 16명)이 신체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결국 86명만 1903년1월13일 하와이 땅에 내린다. 이후 65차에 거쳐 1905년까지 약 7300명이 하와이로 이주 하였고 하와이 4개의 섬 약 32개 사탕수수 농장으로 배치된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서 1910년 이후 2011명은 수입이 더 좋은 본토의 샌프란시스코, LA, 리버사이드 오렌지 농장, 리들리 농장으로 이주한다. 초봄에 리들리는 하얀색, 핑크색, 연분홍의 여러 과수의 꽃들이 한폭의 그림처럼 끝없이 펼쳐진다. 인구 2만2000여명이 거주하는 작은 농업의 도시다. 예전에는 농업에 종사한 많은 한인이 거주했지만 아쉽게도 현재는 한인이 10여명 밖에 살지 않는다. 이 조그마한 도시에 한국에 있는 독립문의 1/4 정도(4.26M) 축소된 독립문이 지난 2010년 11월에 세워졌다. 이 독립문 앞 작은 광장에는 조국을 위해 먼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10명의 애국지사의 기념비가 두 줄로 서 있다. 이승만, 안창호, 윤병구, 이재수, 김종림, 김호, 한시대, 김형순, 송철, 김용중 등 그들의 비석 앞뒤에는 사진과 더불어 그들의 애국 활동 기록들이 영문과 한글로 새겨져 있다. 그들 중에 통영 출신인 김형순(1886-1977)은 1903년 최초의 하와이 한국 이민 통역관으로 도미한 후 1916년에 리들리로 왔다. 그리고 부인 김덕세의 이화 학당 은사인 김호(1883-1968) 선생을 초빙해 함께 김형제 상회(Kim Brothers Inc)라는 과일 묘목 도매상을 운영했다. 김형제 상회는 과일 도매상을 시작하면서 최초로 털 없는 복숭아를 개발, 특허를 내 천도복숭아(Nectarine)와 2차 세계 대전시 과일을 군에 납품하면서 한인으로는 최초로 백만장자가 되었다고 한다. 김형순과 한인 농업 이주자는 과수 도매의 수익금을 일본에 나라를 뺏긴 조국을 위해 독립자금을 모아 보내준다. 그 당시 리들리에서 보내주었던 독립운동 자금이 무려 20만불(현 가치 1500만불 정도)로 그들의 땀과 정성어린 지원이 조국의 독립에 큰 보탬이 되었으리라 본다. 이 한인 이민 역사의 현장에 가면 그 당시 거주했던 이민 선조 170여명이 리들리 묘지에 안장되어 있다. 아울러 방문 장소로 이승만 박사와 도산 안창호 선생이 숙박했던 버지스 호텔과 한인 장로 교회, 김형순 자택지를 돌아볼 수 있다. 또 인근에 있는 리들리 뮤지엄에 가면 1920년 일본과 싸울 한인 전투 비행사 양성소 설립 등 리들리 한인 초기 이민 역사 현장 발자취들을 볼 수 있다. 타국의 다양한 관광지와 미국의 자연적인 여행지도 좋지만, 우리의 한인 이민 역사가 숨 쉬고 있는 리들리는 그야말로 뜻깊은 역사 탐방 여행지다. <삼호관광 전무>

202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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